2023년도 이제 막바지에 들어섰다. 오토뷰는 올해도 다양한 타이어를 시험했는데, 이번 시험은 가성비 좋은 4계절 타이어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E-클래스, C-클래스 등등 자동차에도 등급이 있듯 타이어에도 등급이 있다. 이번에 다루는 제품들은 각 타이어 제조사 라인업에서 중급 정도되는 제품들이다.

이 타이어들이 목표로 하는 것은 준중형 세단에서 준대형 세단 시장이다. 국산 주요 모델로는 현대 그랜저, 쏘나타, 아반떼, 기아 K8, K5, K3 등이 꼽힌다. 수입차로는 혼다 어코드, 토요타 캠리 등이 꼽히는데, 시장에서는 독일 3사로 불리는 프리미엄으로 브랜드를 비롯해 제네시스 오너들도 가성비를 이유로 이 타이어에 관심을 보인다. 타이어 제조사들의 목표가 국산 준준형~준대형차이다 보니 아예 중형 세단으로 이 등급 타이어를 개발하는 곳도 있다.

오토뷰도 실 소비자층을 감안해 시장에서 많이 팔린 국산 세단인 그랜저 IG를 시험차로 택했다. 신형 GN7도 있지만 서스펜션 움직임이 많아 타이어의 성능을 파악하는데 적합하지 않다. 현업에서도 그랜저 GN7을 신제품 개발용으로 쓰는 타이어 제조사는 없다. 반면 그랜저 IG나 기아 K8은 나름대로 균형을 잘 찾은 모델이라 현업에서도 시험차로 널리 이용된다.

비교 대상은 금호 솔루스 TA51, 콘티넨탈 울트라콘택트 UC6, 한국 키너지 ST AS로 정했다. 기준이 되는 타이어는 미쉐린의 프라이머시 MXM4인데, 중급이 아닌 최상급 타이어다. 단종을 앞둔 제품이지만 시장 인지도는 높다. 후속 모델은 프라이머시 투어 A/S라 불리는데 오토뷰는 현재 이 타이어의 성능도 시험 중이다. 결과는 내년께 나올 예정.

이번 테스트 제품들엔 저마다 특징이 있다. 한국 타이어의 키너지 ST AS는 인기 모델 키너지 EX의 후속격으로 올해 나온 신제품이다. 콘티넨탈 울트라콘택트 UC6는 기존에 서머(여름용) 타이어로 팔렸는데, 올해부터는 소재를 바꿔 4계절로 팔리고 있다. 금호 솔루스 TA51은 오토뷰가 몇 년 전 진행한 중급 타이어 비교에서 최고 점수를 받은 바 있다.

신제품이기에 유리한 한국, 성능을 확장한 콘티넨탈, 기존 최우수 타이어인 금호가 맞붙는 자리. 그리고 상급 미쉐린은 이들을 내려다본다. 최종 평가 이후 어떤 결과가 나올까?

◇ 타이어 무게

무게 측정 결과 콘티넨탈이 11.1kg으로 가장 가벼웠다. 다음은 한국, 미쉐린, 금호 순이다. 무게가 가벼워지면 자동차의 순발력 및 가속력에 이점이 생기며 미미하게나마 연비를 높이는 데 도 도움이 된다.

무게별 편차도 봤는데, 모두 오차 범위 안의 편차를 보였다. 간혹 생산 단계에서 품질 편차가 날 경우 무게가 늘기도 하는데, 4개 제품은 모두 좋은 수준의 기본 품질을 보였다.

◇ 트레드

트레드 홈 깊이를 보자. 홈 깊이가 수명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에 참고만 하면 된다. 보통은 트레드 홈이 깊을 때 젖은 노면에서 이점이 생기지만 타이어의 콤파운드 등의 소재, 또는 패턴 설계를 통해 젖은 노면 성능이 강화되기도 한다. 측정 결과 가장 깊은 홈을 갖춘 것은 금호 TA51이었으며 다음으로 한국과 미쉐린, 콘티넨탈 순으로 이어졌다.

타이어 패턴의 단단함도 측정했는데, 가장 부드러운 것은 금호였으며, 이후 콘티넨탈, 한국, 미쉐린 순으로 단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는 사이드 월도 부드러운 편인데, 패턴도 부드럽게 설계돼 일부 조건에서의 승차감에 도움을 주고자 했다.

◇ 실내 정숙성

국내 소비자분들은 N.V.H(소음 및 진동)에 민감한 편이다. 그래서 국내 시장에서는 정숙성에 관심을 두는 소비자들이 많다.

우리는 조금 거친 노면과 일반 아스팔트에서 시험했는데, 당초 계획에 있던 인증 노면 시험은 시험장의 노면 보수 문제로 제외됐다. 인증 노면은 일반 노면보다 매끄럽게 다듬어져 소음이 낮게 나오는 편이다.

정숙성에서는 금호 TA51이 가장 좋은 성능을 냈다. 정숙성과 승차감은 계측기 뿐 아니라 체감적으로 전해지는 것도 중요한데, 금호 TA51은 계측 장비 및 체감상으로도 가장 우수한 성능을 냈다.

2위는 콘티넨탈 UC6였는데, 거친 노면에서는 다른 타이어들과 유사 수준이었지만 일반 아스팔트에서 소음이 적었다.

◇ 실외 정숙성

이번에는 외부에서 들리는 소음이다. 이는 타이어 인증 시험 규격에 있는 시험이다. 다만 우리는 기준을 달리해 계측 장비의 위치를 낮추는 한편, 조금 더 차량에 가깝게 근접시켜 노면 소음을 측정했다.

우리 만의 시험 규정이 있다는 얘기다. 통상 이 소음은 보행자를 비롯해 건물 내에 있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시행된다. 인증 시험에 있다 보니 제조사들도 이 수치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보탠다.

여기서도 금호 TA51이 가장 조용했다. 그다음은 한국, 콘티넨탈, 미쉐린 순으로 나왔다. 해당 부문 1위와 4위 간의 편차는 약 1.5dBA 수준인데, 이는 계측기 뿐 아니라 사람이 느끼기에도 뚜렷한 차이였다.

이렇게 정숙성에서는 금호 TA51이 가장 높은 점수를 챙겼다.

◇ 제동 성능 - 마른 노면

이제 본격 시험에 들어가자. 안전을 위한 필수 항목인 제동 성능이다. 우리가 사용한 계측 장비의 최대 오차 범위는 최대 4cm 미만인데, 자동차 및 타이어 개발 연구소에서도 사용하는 계측 장비다. 또한 혹시 모를 시험 오류를 막기 위해 고정밀 계측장비를 추가로 사용했다.

마른 노면 성능 시험은 수차례 진행된다. 그리고 계측된 거리 가운데 최소 및 최장 거리를 제외한 나머지 거리의 평균 값을 기준으로 한다.

아쉽게도 가장 긴 제동 거리를 기록한 것은 미쉐린 MXM4이었다. 39m 수준을 보였는데, 4계절 타이어를 쓰는 승용차들의 평균 제동거리가 38~40m 전후인 것을 생각하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비교 제품 가운데 가장 아쉬운 성능이었다.

3위는 한국 ST AS였다. 금호 TA51이 수치상으로 소폭 앞섰지만 오차 범위 수준이라 동일한 수준의 제동거리를 가졌다고 봐도 된다.

시험 결과 가장 짧은 거리를 기록한 것은 콘티넨탈 UC6였다. 평균 34.4m 수준인데, 시험차인 그랜저 IG의 제동 성능을 스포츠카 수준으로 바꿔버렸다.

통상 이런 제동 거리를 보이는 차들은 스포츠카들 뿐으로 타이어 성능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100-0 제동 성능 (오차 범위 4cm 미만)

2021 Porsche 911(992) Turbo S : 34.26m

2023 BMW M3(G80) Competition M xDrive : 34.34

2022 Mercedes-AMG GT(4 Door) 43 4MATIC+ : 34.53

2023 Mercedes-AMG Gen 7 SL 63 4MATIC+ : 34.88

2020 BMW M8 Competition : 35.06

◇ 제동 성능 - 젖은 노면

이번에는 빗길 상황에서의 제동 성능을 보자. 국내 시험장은 물길 편차가 있는 편이라 직접 확인해가며 제동 성능 측정 구간을 확인했다. 또한 노면에 작은 돌들이 있는 경우도 있어, 시험 전에 이 돌을 빗자루로 쓸고 시험을 진행했다. (영상 콘텐츠에서는 작은 돌이 나오는데, 이건 별도 촬영된 시험 영상 자료다.)

시험은 80-0km/h를 기준으로 한다.

젖은 노면 제동 시험 결과 금호 TA51 약 28m 수준의 평균 거리를 보였다. 그다음은 한국 ST AS인데, 금호보다 약 50cm 가량 거리가 짧았다.

여기서도 가장 짧은 거리는 콘티넨탈 UC6가 기록했는데, 평균 24.7m 수준의 제동 거리 수준이었다. 2위 미쉐린과 비교해도 1.7m 가량 짧은 거리였으며 최장 거리를 낸 금호와 비교하면 3m 이상의 성능 차이였다.

◇ 종합 핸들링

이번에는 핸들링 성능이다. 여기서는 타이어가 횡으로 버텨주는 성능 및 운전자의 요구에 얼마나 잘 대응하는지 확인한다.

우리가 가장 공을 들이는 항목으로 현업 및 전업 타이어 성능 평가자들에게 많은 조언을 받고 이를 바탕으로 수년 째 연습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금은 점수 비중이 높지 않지만 향후 이 비중이 높아질 예정이다.

4계절 타이어는 통상 시속 80~140km/h 내외에서 시험 될 때가 많으며, 성능이 매우 좋은 경우는 160km/h 이상으로 속도를 높여 타이어의 종합 성능을 확인한다.

참고로 스포츠 타이어들은 160~220km/h 영역도 시험하고 있다.

핸들링에서는 반응성, 스티어 특성, 코너링 중 가속을 이어가다 갑자기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리프트오프(Lift off) 등 다양한 항목을 점검한다.

소비자들은 잘 모르지만 타이어에 의해 차량이 오버스티어 성향을 띠기도 하는데, 이는 나쁜 예다. 통상 잘 만들어진 타이어는 뉴트럴 또는 약 언더 성향을 보인다.

종합 핸들링에서는 콘티넨탈 UC6가 가장 뛰어난 성능을 냈다. 여름용 스포츠 타이어에 준하는 반응성과 그립 레벨을 갖춰 고속에서도 매우 안정적이었다.

스티어링 휠을 작은 움직임에도 민첩하게 반응했은며 직선 주행 때의 안정성도 무난했다.

그동안 침묵하던 미쉐린도 좋은 밸런스를 보였다. 스티어링 휠의 반응은 물론 미끄러짐 이후 자세를 잡는 시간도 빨랐다.

다음은 한국 ST AS였으며 금호 TA51은 일부 구간에서의 반응성 저하로 아쉬움을 남겼다. 핸들링에 손해를 보고 정숙성과 승차감에 집중했다고 봐야 할까?

◇ 코너링 한계 - 마른 노면 & 젖은 노면

레인체인지 및 선회로 주행으로 그립 레벨을 확인했는데, 여기서도 콘티넨탈이 압도적인 성능을 냈다. 여름용에서 진화한 태생의 영향 때문일까? 다른 타이어들 대비 한 등급 높은 성능으로 격차를 벌렸다.

다음은 미쉐린이었고, 한국과 금호는 오차 범위 안에서 동일 수준의 성능을 보였다.

젖은 노면에서는 시험장의 한계로 인해 제한적인 시험으로 진행했다.

물길에서 직진 가속도 봐야 하는데, 노면 문제로 진행하지 못했다. 대신 일정 속도로 달리며 안정감을 확인했는데, 여기서는 다들 유사한 성능을 냈다.

반면 일정한 수준으로 스티어링 앵글을 주고 젖은 노면 코너링을 시도하자 콘티넨탈이 가장 낮은 한계를 보였다.

◇ 회전 저항 (RR)

이번 시험은 시속 40km에서 차가 완전히 정지할 때까지의 거리를 계측한다. 수차례 거리 계측 이후 평균값을 내는 방식이다.

 

저항이 적은 타이어는 더 먼 거리를 달릴 수 있는데, 이는 연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여기서는 한국 ST AS가 압도적인 성능을 내며 가산점(+1)까지 챙겼다. 우리가 예상한 시험 코스를 이탈하기 직전까지 주행했으니 놀라울 따름이다. 2위인 미쉐린 보다 50m나 멀리 갔으니 대단한 성능임에 분명하다.

다음은 미쉐린, 이후 금호와 콘티넨탈이 유사 성능을 기록했다.

◇ 승차감

승차감은 2개 노면에서 시험했는데, 깨끗한 아스팔트 노면에서는 콘티넨탈이 무난한 성능을 보였습니다. 안정감 있는 느낌도 좋았다. 반면 거친 아스팔트를 노면에서 시험하자 일정 일정 수준의 진동감을 남겼다.

자잘한 진동이 유지되는 시간이 길었다는 얘기다. 금호는 무난한 승차감을 보였다. 부드러운 특성이 빛을 발했는데, 특히 거친 노면에서 충격 억제 능력이 좋았다. 다만 일정 노면 타이어가 상하로 움직이는 특성으로 아쉬움을 주는 경우가 있었다.

◇ 겨울 환경 - 빙판

이번에는 일부 겨울 환경에서의 시험이다. 눈길 시험이 불가능해 임시적으로 빙판을 사용했다. 여름용 타이어들은 여기서 시험이 불가능하다. 미끄러짐이 심해 시험 시작 속도에 도달하지 못한다.

그러나 오늘 테스트한 4계절 타이어들은 모두 일정 수준의 성능을 냈다.

그리고 시험 항목에 있는 가속, 제동, 코너링에서 가장 뛰어난 성능을 낸 것은 금호 TA51이었다. 겨울철 환경, 특히 눈길에서 금호가 강세인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도 좋은 성능을 냈다.

◇ 가격

제품 가격도 비교했다. 우리가 시험한 규격은 245/45R18인데, 금호와 한국은 가격이 동일했다. 평균 14만 원대 후반에서 16만 원 내외다.

콘티넨탈 UC6는 이보다 2.5만 원 비쌌으며, 비교 기준점이 된 미쉐린은 가격이 많이 비쌌다. 상급 4계절 타이어라는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금호와 한국이 동일한 점수를 득했고, 다음 콘티넨탈, 미쉐린 순으로 점수를 챙겼는데, 미쉐린은 가격이 높아 감점(최고 점수의 10%인 2점)을 받았다.

(가산점과 감점은 모두 최고 점수의 10%가 기준이다)

◇ 최종 결과

최고 점수를 득한 것은 콘티넨탈의 울트라콘택트 UC6였다. 만약 겨울철 환경이 포함되지 않았다면 점수 격차가 더 커졌을 것이다.

이 타이어의 장점은 성능이다. 그랜저를 스포츠카 수준으로 만들어버린 제동력, 코너링도 한 체급 위 타이어의 능력이었다.

핸들링도 좋았는데, 일부 성능은 OE 타이어에 근접할 수준이었다. 다만 거친 노면에서의 진동감이 향후 개선되면 좋겠다.

그래도 서머 타이어에서 진화한 것치고 겨울철 성능이 무난해 이전 대비 균형감이 좋아졌다고 평할 수 있겠다.

우리가 시험용으로 만난 그랜저나 기아 K8, 쏘나타 및 K5 운전자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금호 솔루스 TA51은 몇 년 전 우리가 비교했을 때 동급 1위를 차지했던 타이어다. 미쉐린이나 콘티넨탈 같은 최고 레벨 제조사들을 상대로 좋은 능력을 보였다. 특히 정숙성이 압도적이었다.

서스펜션이 단단해 승차감이 아쉬운 차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겠다.

신제품인 한국 키너지 ST AS도 선방했는데, 회전저항에서 대단한 능력을 보였다. 다만 이를 위해 일부 성능이 희생된 모습이었는데, 신제품답게 조금 더 이상적인 균형감을 찾아주면 좋겠다.

특정 영역에서 뛰어나다기 보다 전반적으로 둥글둥글한 성능이라 생각하면 된다. 자연스럽게 상급 벤투스 S2 AS와의 성능 차이가 궁금해진다.

미쉐린 프라이머시 MXM4는 최상급 제품이었지만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몇 차례 업데이트되었지만 신제품들 대비 소폭 아쉬움이 있었다.

이유가 뭘까? 스마트폰을 예로 수년 전에 나온 갤럭시 S 보다 최신 가성비 제품인 갤럭시 A 시리즈의 성능이 좋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망하지 마시라! 우리는 성능이 강화된 프라이머시 투어 AS에 대한 시험을 진행 중이니까.

자동차가 진화한 듯 타이어도 진화한다. 그리고 각 타이어 제조사들은 그 분야의 최고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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