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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제네시스, GV80 3.0d AWD
입력시간 : 2020-07-01 오후 4:02:16
제네시스가 잘 팔린다. 적어도 국내에서는 말이다. 해외에서는 아직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미국 판매량만 봐도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 대비 제한적이다. 심지어 국내 철수를 앞둔 인피니티와도 격차가 크다. 물론 국내서 검증을 진행 중인 G80, GV80 등의 신차가 투입되지 않았으니 향후 판매량이 늘어날 가능성은 크다. 제네시스 G80과 GV80을 타보면, GV80에 조금 더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확실치는 않지만 미국 시장을 겨냥해 SUV에 대한 신경을 쓴 것일 수도 있다.

잠시 국내 실적을 보자. 5월 국내 판매량을 보면 G80이 7516대, GV80이 4177대 팔렸다. 그리고 GV80의 판매량이 르노삼성 QM6(3963대)을 앞서고 있다. 대중 브랜드 현대의 팰리세이드(4177대)와 비교해도 유사한 수준이다. GV80, 적어도 국내시장에서는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

하지만 표면적 성공 뒤에서 몸살을 앓고 있다. 변속기 오류, 엔진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이 소비자들로부터 제기되었고, 결국 2020년 6월에 GV80 디젤 모델의 생산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낮은 RPM 장기 운행 시 카본 누적’이라고 발표된 상황.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문제를 최대한 축소시켜 발표한다. 소프트웨어로 해소할 수 있는 정도였으면 이미 업데이트를 시행했을 것이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의 개선이란 것이 연비 등 인증과 연관된 것이라면 쉽게 움직이기 어렵다. 제네시스는 디젤 엔진의 워런티를 늘려준다는 약속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살짝 눌러 두고 방법을 찾아 나가는 중이다.

우리 팀은 지난 5월 GV80 디젤 모델 테스트를 진행했다. 문제 관련 이슈가 퍼지기 전이다. 때문에 GV80 디젤을 선입견 없이 테스트할 수 있었다. 참고로 떨림 문제가 나온다는 60~80km/h 내외에서 정속 주행 테스트도 시행했었다. 하지만 문제는 없었다. 시승차는 특성상 고속 주행 빈도가 높다. 엔진 회전수(rpm)도 최대로 사용한다. 시내 주행, 저속 주행에서 나오는 문제가 누적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얘기다. 물론 소비자들은 다르다. 아침에 시동을 걸고 막히는 구간을 지나 출근한다. 다시금 막히는 퇴근길로 집에 돌아온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 평균 주행속도는 30km/h를 넘기 어렵다. 최고 속도 60km/h 이상을 달리지 못할 때도 많다. 이렇게 일정 시간 주행하다 문제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일단 이 부분을 논외로 제네시스 디젤을 보자. 제네시스는 GV80의 디자인 테마를 역동적인 우아함(Athletic Elegance)이라 얘기한다. 귀족 가문 문장을 표현했다는(?) 그릴도 달았다. 물론 그 귀족 가문에 대한 정확한 설명은 없다. 4개의 램프로 이뤄진 쿼드 램프는 존재감을 키운다. G 매트릭스라고 불리는 격자 형태 문양도 그릴 외에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휠, 실내 곳곳에 쓰였다.

측면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루프라인이다. 2줄로 구성된 사이드 리피터, 20인치 대형 휠도 제법 멋스럽다. 후면 테일게이트에도 오목한 굴곡을 더해 심심하지 않게 했다.

실내 디자인은 여백의 미를 강조한다. 깔끔하면서 고급스럽게 보이게 꾸몄다. G80은 쏘나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을 썼는데, GV80은 전용 디자인을 사용한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GV80에 조금 더 신경을 쓴 모습이다.

대형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화려한 구성도 많다. 센터 콘솔 앞에 보석을 연상시키도록 만든 다이얼 변속기를 위치시켰는데, 호불호가 나뉠 구성이다. 이 외에 문 손잡이 안쪽에 부드러운 소재를 입히고, 무릎이 닿는 부위에도 가죽을 더해 신경 쓴 흔적을 남겼다.

다만 인포테인먼트 모니터가 너무 멀다. 터치를 하려면 몸을 앞쪽으로 숙여야 한다. 운전 중 터치스크린 조작이 위험하긴 하나, 생각보다 불편했다. 시트백 각도를 전투적(?)으로 세우는 김기태 PD를 제외하고 모니터에 손이 닿는 사람은 없었다.

시트 구성은 좋다. 통풍, 열선, 마사지, 메모리 등 많은 기능을 담고 있다. 볼보 시트처럼 착 감기며 편안한 느낌을 만들지는 못해도 대부분의 요소에서 큰 부족함을 남기지는 않는다.

뒷좌석 공간도 넉넉하다. 국산 고급형 자동차답게(?) 뒷좌석에도 통풍과 열선 기능을 넣었다. 현대 기아차는 통풍시트 점유율로 세계 1등을 노리는 모양새다.

3열도 있다. 버튼 하나로 간단히 3열로 이동할 수 있다. 다만 작동이 안 될 때도 있다. 그러나 3열로 들어서면서 문제를 만난다. 팰리세이드보다 협소하다. 아니 대놓고 좁다. 물론 클래스 차이에 의한 한계이긴 하다. 여기에 쿠페처럼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루프라인이 한층 좁은 3열 공간을 만드는 역할을 겸했다. 디자인에 의한 희생이다. 그래도 국산 고급차답게 3열 시트를 전동으로 조작할 수 있게 꾸몄다.

제네시스는 아직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가치가 떨어진다. 이제 시작이니 당연한 얘기다. 프리미엄 자동차란 ‘오늘부터 내가 고급차’라고 말한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나 프리미엄 브랜드는 자사가 보유한 기술의 가치도 증명해야 한다. 아직 제네시스에겐 이런 것이 없다. 그래서 소비자들의 눈에 쉽게 띄는 요소를 승부처로 삼았다. 눈에 띄는 일부 편의 장비, 상징적 기술 개발 보다 쉽게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그 덕분에 기능성이 훌륭하다.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정보를 활용해 미리 서스펜션 제어를 해주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험로 주행 모드, 노면 소음을 분석해 반대 위상의 음파를 발생시켜 소음을 줄여주는 능동형 노면 소음 저감 기술, 공기 청정 모드, 증강 현실 내비게이션도 있다.

다른 기능도 많다. 차량이 끼어드는 것을 인식하거나 주행 차로 변경이 가능한 고속도로 주행 보조 II, 운전자의 운전 스타일을 학습해 비슷한 주행을 해주는 운전 스타일 연동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교차로에서 접근하는 차량과 보행자까지 인식해 정지해 주는 전방 추돌 방지 경고 및 긴급제동 기능, 앞좌석 센터 사이드 에어백 등의 안전 기능이 탑재돼 있다.

또한 자동화 기능도 많다. 주차도 스스로 하고 고속도로에서 스스로 주행하는 것처럼 보여준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운전의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다. 운전 중 딴짓을 해도 되는 조건은 자율 주행 레벨 4부터다. 자율 주행 레벨 2.5, 반자율 주행 등의 말은 그저 제조사들의 마케팅 용어다. 소비자들은 이것을 자율 주행이라 착각하는데, 주행 중 경고도 없이 기능이 갑자기 해제되는 등의 일을 겪다 보면 시스템의 한계를 인지하게 될 것이다.

이제 주행을 시작한다. 3.5리터 터보 엔진은 G80과 GV80 모두에서 경험했다. 2.5리터 터보 엔진도 G80을 통해 가능성을 봤다. 이제 디젤이다.

안에 들어간 기술만 놓고 보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부럽지 않다. 알루미늄 실린더 블록, LP-EGR(Low Pressure-Exhaust Gas Recirculation)과 HP-EGR(High Pressure-Exhaust Gas Recirculation)을 함께 쓰는 듀얼 루프 EGR, 유로 6d 및 RDE2(Real Driving Emissions Stage 2) 기준까지 통과했다. 이 엔진은 최고 출력 278마력, 최대토크 60kgf.m를 낸다.

시동을 건다. 직렬 6기통 엔진이 작동한다. 부드럽다. 디젤도 6기통이면 싸구려 같은 덜덜거리는 소리를 내지 않는다. 특히나 이번 엔진은 부드러움에 더 큰 도움이 되는 직렬 구조를 갖췄다. 아이들 정숙성을 확인한 결과 43.5dBA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엔진 자체에서 발생되는 소음이 메르세데스-벤츠나 BMW의 직렬 6기통 디젤에 비해 1.7dB 낮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차이를 느끼는 것이 쉽지는 않다. 엔진만 놓고 보면 그럴지 몰라도 소비자들은 엔진 소음을 실내에서 듣는다. 차체와 실내 흡차음재를 통해 걸러진 결과물이란 얘기다. 참! 최근 우리 팀이 테스트한 폭스바겐 투아렉은 아이들 정숙성 39dBA을 보였다. 투아렉이 뛰어나다는 것이 아닌, 참고치를 보여주는 것이다.

일상 주행을 하는 동안 엔진의 부드러움에 매력을 느낀다. 직렬 6기통 엔진은 가솔린이건 디젤이건 부드러움을 만들어내는데 이점이 많다. 정숙성도 좋은 편이라 만족도가 더 커진다. 80km/h 주행 환경에서 GV80 디젤이 보여준 정숙성은 57.5dBA였다. 동급 투아렉의 57dBA과 유사한 수준의 정숙성이었다. 참고로 GV80은 4계절, 투아렉은 테스트 당시 윈터 타이어를 장착했었다. 소음 측면으로 보면 당연히 윈터 타이어가 불리하다. 그렇다 해도 GV80의 정숙성은 매우 좋은 편에 속한다.

GV80, 감각적으로 ‘고급차를 타는 느낌’을 제법 잘 만들어 낸다. 적당한 무게감, 부드러운 조작감을 만드는 스티어링 휠, 묵직하지만 충분한 토크감이 주행 질감을 높여준다. 노면의 요철도 부드럽게 잘 넘는다. 그러나 에어 서스펜션이 채용된 동급 수입차와 비교되긴 어렵다. 댐핑 컨트롤 기능을 갖춘 서스펜션에서 부드러움을 추구했다는 것이지 에어 서스펜션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라는 얘기다.

여담이지만 우리 팀이 GV80을 테스트하기 전, 동급 수입 UV의 시승기가 나올 때마다 GV80의 에어 서스펜션 부재에 대해 경계를 하는 댓글들이 달렸다. 폭스바겐 투아렉 때 에어 서스펜션의 장단점에 대해 설명했는데, 이를 GV80의 에어 서스펜션 부재를 지적하기 위한 초석이란 댓글을 작성한 댓글러도 있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이런 댓글을 일반 소비자들이 달까? 그렇다면 왜?

댓글을 남겨준 보답에 의해 답하자면 제네시스가 에어 서스펜션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2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기술의 부재다. 일부 편의 장비처럼 단순히 협력사와 협업해 끝낼 문제가 아니다. 하드웨어(에어 서스펜션) 납품에 따라 기본 (소프트웨어) 셋업 값 정도는 제공받을 수 있지만 나머지 것들을 직접 만들어내야 한다. 현재 R&D(연구개발)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현대차그룹 안에서 특히나 이런 기술은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개발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아니라 우선순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아울러 같은 에어 서스펜션을 쓴다고 같은 성능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제조사 노하우에 따라 세련미에서 차이가 난다는 얘기다. 우리 팀은 동일한 장소 및 조건에서 에어 서스펜션을 장착한 몇몇 SUV를 경험했었는데, 승차감 및 성능 구현 때 각 자동차마다 다른 모습을 보였다.

두 번째는 소비자층이 달라 서다. 제네시스는 한국 시장 비중이 큰 브랜드다. 그리고 수입차 보다 다소 저렴한 가격에 많은 편의 장비를 갖췄다는 점을 무기로 삼는다. 그러나 에어 서스펜션은 비싼 부속이다. 이것을 달면 가격이 오른다. 더 큰 문제는 고장이 났을 때다. 수리비가 만만치 않다. 1억 원대 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에게도 높은 수리비는 부담이다. 특히나 제네시스의 주요 시장인 6~7천만 원대 차량 구매자들에게 높은 수리비를 요구한다는 것은 목표 판매 대수를 대폭 낮추겠다는 얘기가 된다. 즉, 주요 시장에 맞춰 타협된 것이 지금의 GV80이다.

다시 GV80 디젤로 가자. 토크가 60kgf.m에 이르니 힘 부족을 느끼기 어렵다. 참고로 우리 팀이 직접 계측한 GV80 디젤의 무게는 2331kg이었다. 3.5 터보 모델이 2313kg이었으니 격차가 크지는 않다.

가속페달을 다시 밟는다. 적당한 토크감, 이에 비례해 속도를 올려 나간다. 다만 4000rpm 내외에서의 빠른 변속이 아쉬울 때가 있다. 일부 모델들처럼 5천 rpm 까지는 아니어도 조금만 더 탄력성을 부여해 주면 좋겠다. 그러나 대부분이 일상 주행용으로 운영되는 GV80 특성아 이것을 단점이라 말할 수는 없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h로 가속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7.33초였다. 같은 3.0리터 디젤은 쓰는 폭스바겐 투아렉이 6.17초를 기록했으니 비교가 될 것이다. 참고로 GV80 디젤과 투아렉의 무게 차이는 약 100kg 가량, GV80이 조금 더 무겁다. (최근 수입 SUV들이 가솔린 중심이라 올해 테스트한 모델 중 같은 디젤 엔진을 장비한 투아렉과 비교했다.)

속도계 바늘이 꾸준한 움직임을 보이며 속도를 높여간다. 고속 영역까지 도달하는데도 어려움 없는 힘이다. 안정감도 좋은 수준인데, 무게감의 이점을 보고 있다. 국산차를 기준으로 정말 많은 발전을 해 나가는 중이다. 물론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교하기엔 여전히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 그러나 하나씩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 나가고 있다.

와인딩 로드에서 종합 주행성능을 확인해본다. 주행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니 인위적인 엔진 사운드가 만들어진다. 아직은 익숙해지지 않아서일까? 아니! 그냥 이상한 소리다. 이상한 것을 알았기 때문인지, 제네시스 연구진들도 사운드 유입에 대한 On/Off 기능을 넣었다.

스포츠 모드로 바꿨지만 가솔린 모델 때 보다 변화의 폭이 제한적이다. 무게감을 전하면서 부드러움을 가져가려는 성격. 하지만 디젤 소유자 중 스포츠 모드로 주행을 즐길 소비자는 5% 미만일 것이다.

컴포트한 성격으로 만들어진 터라 코너에서 하중에 걸릴 때 차체의 움직임이 제법 큰 편이다. 그래도 무게감 덕에 불안함은 크지 않다. 다만 자세제어장치가 개입할 때 세련미가 떨어진다. 약간의 요(Yaw)가 느껴지는 순간 이상한 형태로 개입을 하는데, 뭔가 한쪽에서 잡아당기는 느낌이다. 그 어색함, 갑작스러운 제어가 불안감을 키운다. 현대차의 다른 모델처럼 적당히 부드럽게 개입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특히 코너를 돌 다 갑작스러운 개입으로 주행 경로가 틀어질 때 당황스럽다. 운전자도 놀란다. 소프트한 서스펜션 탑재 차의 모멘텀 제어를 위한 선택은 이해하나 세련된 제어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뭔가 프로그램을 짜다 중간에 멈춘 느낌? 자세제어장치만 보면 ‘국내 소비자들이 잘 모를 테니 일단 여기까지’만 하고 출시일에 맞추고자 총력을 다한 것 같다. 서스펜션이 부드럽기 때문일까? 부드러운 서스펜션을 갖는 메르세데스-벤츠 GLE 등에서는 이런 문제를 만나지 않는다.

일상 주행 때의 균형은 무난하다. 수입 모델과 견줘도 중간 정도는 충분히 해낸다. 3.5 가솔린 터보 모델은 차량의 섀시 셋업 대 출력이 높아 주행 때 불협화음이 잦았다. 불안해서 차를 믿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디젤은 부드러운 고유 성격을 유지하면서도 적당히 잘 달려줬다. 대략 300마력대 초반까지 노하우를 키운 것 같다. 때문에 종합적인 균형미에서 3.5 터보 엔진 보다 디젤에 더 높은 점수가 부여된다.

제동 성능은 무난했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거리는 37.69m. 전자식 브레이크 시스템을 사용하기 때문에 끝까지 밟으면 브레이크 페달이 쑥 들어간다. 하지만 일반적인 주행 환경에서는 전자식이라는 점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테스트를 반복한 결과 평균 제동거리는 38.1m 수준을 보였다. 무게를 생각했을 때 좋았다. 물론 와인딩 로드에서 브레이크를 가혹하게 밀어붙이면 이질감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미세한 압력 조절에 한계가 있으며,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후 발을 떼었음에도 캘리퍼가 디스크를 쥐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타이어는 미쉐린의 프라이머시 투어 A/S를 쓴다. 265mm의 넓은 너비가 장착된다. 마른 노면의 제동 성능은 조금 더 높았으면 하는 아쉬움도 나오지만 다양한 환경에서 두루두루 만족할만한 성능을 발휘하는 타이어이기에 GV80 디젤의 컨셉과 잘 맞는다.

최근 제네시스에 탑재되는 후륜 구동형 8단 자동변속기의 만족감은 높다. 디젤 모델에는 가솔린만큼 변속 속도가 빠르지 않지만 일상 영역에서 충분한 성능을 보여주며, 기어비 설정도 무난했다.

종합적으로 GV80을 바라보면 현대차 그룹이 가진 기술 범위 안에서 ‘충분히 잘 만들었다’라고 평할 수 있다. 앞서 많은 쓴소리가 있었지만 당연한 결과다. 제네시스나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은 이제 시작점에 있다. 당연히 부족함이 많다. 제네시스가 하루아침에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를 따라잡는다면? 사실상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판매를 접어야 한다. 그들이 수십 년간 쌓은 노하우란 것이 고작 몇 년 만에 잡힐 기술이었다는 것이니까. 하지만 현실은 벽은 존재한다. 중국차가 많은 돈을 들여 차를 만들어도 아직 국산차들의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 노하우란 단순히 돈으로 구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그 회사 자체를 인수하는 방법이 있긴 하다.

투입된 자금(개발비) 대비 결과물은 만족할 만하다. 벤츠, BMW, 아우디 등으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하나의 모델 개발에 엄청난 자금을 쏟아붓는다. 미국, 중국은 물론 아시아, 중동 그 밖의 다양한 시장에 자사 모델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제네시스는 가장 큰 한국 시장을 중심으로, 북미 정도에서 발을 넓혀 나가야 한다. 당연히 같은 수준의 개발비를 써가며 차를 만들기 어렵다. 그래서 제네시스는 기술보다 눈에 보이는 고급화를 선택했다. 가장 효율적인 선택이다. 소비자들이 차를 바꿀 때, 지금 운전하는 차보다 작은 차를 선택하려 하지 않는다. 밸류 높은 브랜드에서 내려오는 소비자도 적다. 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보다 큰 대중차 시장, 현대차는 여기서 탄탄히 내공을 쌓아왔다. 제네시스는 대중차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의 문턱을 넘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좋다. 이곳이 승부처다.

대중 브랜드에 익숙한 일부 소비자들은 구성(편의 장비)이 차의 가치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대중 브랜드에서 경쟁력을 논할 때다. 명품의 가치는 브랜드 자체에서 시작된다. 역사도 필요하다.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는 시장을 선도할 기술도 갖춰야 한다. 그 모든 것이 모여 가치를 이룰 때 비로소 프리미엄 자동차 소비자들이 지갑을 연다. 이들은 단순한 옵션이 아니라 따지는 것들이 많다. 그래서 제네시스가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 소비자보다 대중차에서 넘어오는 신규 (프리미엄) 소비자들을 공략해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현시점에서 승부를 걸 수 있는 브랜드가 하나 있긴 하다. 바로 렉서스. 특히나 렉서스의 SUV 라인업은 늙었다. 그나마 젊다는 UX의 성능이나 가치는 대중차 수준에 머문다. 프리미엄 자동차는 그 명성에 어울리는 주행 감각을 가져간다. 반면 UX는 그냥 대중차다. 엠블럼 떼고 감각만으로 볼 때 현대 코나 보다 나은 점을 찾기 어렵다. 냉정히 말해 차량 가치 대비 매우 비싼 가격을 갖고 있다. 이제 GV80과 동급인 RX와 GV80을 비교해 보자. 일부 기기적 완성도,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란 이점을 제외하면 GV80 쪽이 더 우세한 편이다. 보다 넓은 공간, 고급스러운 마감, 화려한 편의 및 안전장비, 승차감 등에서 앞선다.

그러나 한국 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가면 지난 30년간 쌓아온 렉서스의 이미지를 단번에 넘기 어렵다. 하지만 지금부터 하나하나 만들어가면 된다. 조금 더 노력하고 잘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바이럴 마케팅으로의 승부가 아닌, 순수 기술과 노력을 통한 극복 그것이 미래의 현대차 그룹을 견인할 제네시스 브랜드가 나아갈 길이다.

아울러 현재 발생한 각종 오류와 문제들을 정말 잘 매듭지어야 한다. 앞으로 나아 갈 길이 많이 남았는데 벌써부터 발목을 잡히면 안 된다. 서둘지 말아야 한다. 성급한 선택이 더 큰 문제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영업본부도 신차만 재촉할 것일 아니라 연구소가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 한국에서만 프리미엄 브랜드로 남는다면 별문제 없다. 지금처럼 커뮤니티 공략, 바이럴 마케팅, 유튜브만 잡고 있어도 충분하다.

그러나 세계 시장의 프리미엄 브랜드에겐 이미지가 생명이다. 물론 북미에서의 평가는 만들어 낼 수 있다. GV80이나 G80이 북미 올해의 차, 또는 SUV 등의 부문상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다. 고급차 분야에서 벤츠 S-클래스를 이겨도 수긍할 수 있다. 이것이 현대차그룹의 마케팅 능력이니까. 그러나 입김으로도 자국 내 프리미엄 소비자들을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다. 명품에도 등급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꾸준한 노력이 이뤄지면 시장의 인식이 바뀔 수 있다. 그리고 이미지를 올려여만 제네시스가 성공한다.

무엇보다 서두르다 망치면 회복하는데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적어도 한국차를 대표하는, 가격만 비싼 차가 아닌, 미래에서도 한 번 더 회자될 그런 명차 하나가 제네시스 안에서 나와 주길 희망한다. 충분한 시간만 주어진다면 국내 기술진들은 충분히 만족할 것들을 내놓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팀은 어떤 GV80을 추천할 것인가? 가솔린 3.5 터보는 아니다. 완성도면에서 부족하다. 엔진 출력을 높이는 건 쉽지만 그 출력에 맞춰 전체적인 균형을 잡기는 어렵다. 아직 고출력에 대한 노하우가 많지 않다는 것. 그러나 300마력대 내외 및 미만의 차에 대한 완성도는 충분하다. 이에 우리 팀은 2.5 가솔린 혹은 디젤 모델을 추천한다.



오토뷰 | 로드테스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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