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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X 특집 3부] 브리지스톤 블리작 VRX 성능 체험
입력시간 : 2014-03-24 오후 2:58:29
올 겨울은 유독 눈이 많이 내렸다. 영동지방의 경우 70년만에 폭설이 내려 현재까지도 피해복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례없는 폭설로 도로 조건이 악화되어 많은 사람들이 차량 이동에 불편을 겪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현재 자동차 분야는 4륜 시스템과 스노우 타이어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4륜 시스템은 신차를 구입하지 않는 이상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대신 스노우 타이어는 타이어를 교체하는 것 만으로 4륜구동 자동차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어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때마침 브리지스톤에서 최신 스노우 타이어인 블리작 VRX를 출시했다. 25년의 기술을 집대성했다고 할 정도로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하다. 블리작 VRX는 전작인 REVO GZ과 대비하여 얼마만큼의 성능 향상이 이루어졌을까? 일본 홋카이도의 브리지스톤 프루빙 그라운드에서 직접 체험해봤다.

자동차에 있어서 타이어는 알다가도 모를 분야다. 심지어 최고의 기술을 집대성 했다는 F1 조차 타이어 특성을 이해하고 해석하는데 적지 않은 애를 먹고 있을 정도다. 같은 검은색의 고무지만 배합을 달리하고 홈을 이렇게 저렇게 달리 그렸을 뿐인데 성능이 달라진다니 신기하지 않은가?

겨울용 타이어는 특히 그러하다. 겨울철 눈길이나 빙판길 주행의 핵심은 수막현상 방지다. 자동차가 미끄러지는 것은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얇은 수막이 생겨 마찰력이 상실되기 때문이다. 또 영하의 온도 환경에 노출되기에 고무 경화 속도도 늦춰야 한다. 그만큼 각 메이커의 노하우에 따른 성능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부분이 바로 스노우 타이어라고 할 수 있다.

브리지스톤에 따르면 블리작 VRX는 눈길과 얼음길에서 최대한 미끄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 다양한 신기술을 적용했다. 이중 신기술의 중심이 되는 부분은 바로 발포고무 컴파운드다.

새로운 발포고무는 ‘액티브’라는 이름이 추가된 만큼 단순하게 기포를 갖고 있었던 것과 비교해 수분을 보다 적극적으로 흡수하고 배출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되었다. 미세 기포가 많아짐은 물론 친수성 코팅을 통해 보다 많은 수분을 흡수할 수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수막현상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미세 기포 자체가 접지면적을 넓혀주는 효과를 갖기 때문에 기존대비 향상된 그립력을 발휘할 수 있다.

트레드 패턴도 변경되었다. 비대칭 트레드 패턴과 ‘V’자 형상의 블록은 고성능 타이어를 설명할 때나 어울려 보이지만 스노우 타이어에 적용됐다는 점이 흥미롭다. 수시로 변하는 도로 및 주행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기능의 패턴을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V’자 블록 형상은 마치 긁으면서 가는 효과를, 타이어 표면의 잔주름 디자인은 눈을 누르는 효과를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저저항 타이어인 에코피아 시리즈를 통해 접할 수 있었던 비대칭 사이드 형상이 스노우 타이어 소개 때 언급되었다는 점도 인상 깊다. 언뜻 생각해보면 비대칭 사이드 형상은 주행 저항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스노우 타이어의 그립력을 저하시키는 요소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은 일반 노면을 주행할 때 발생하는 필요이상의 소음과 주행저항을 억제시키기 위해 적용시킨 것이다. 스노우타이어가 달리는 환경이 눈속이나 빙판길보다는 일반 아스팔트가 비율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위에 설명된 기술 설명을 종합해보면 한마디로 블리작 VRX는 미끄러운 길에서 보다 잘 달리고 멈출 수 있다. 하지만 이론적으로 몇% 개선되었다는 것과 실제 운전하면서 느껴지는 차이는 분명히 다르다. 기술 설명 프레젠테이션을 뒤로하고 비교시승 테스트 코스로 향했다.

홋카이도 프루빙 그라운드에서 진행되는 테스트는 총 4가지로 구성되었다. 빙판길 주행과 빙판길 제동테스트, 눈길 주행과 눈길 제동테스트가 그것. 빙판길과 눈길 주행 자체는 일정 수준 이상의 횡가속력이 만들어지는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원형으로 도는 구간이 많았다.

테스트 차량은 토요타의 프리우스. 준중형의 앞바퀴 굴림 방식이기 때문에 국내 자동차 환경과도 어느 정도 부합한다. 그리고 각각의 프리우스에 블리작 VRX와 기존 모델인 블리작 REVO GZ를 장착시켜 성능의 차이를 느껴보도록 했다. 참고로 REVO GZ는 REVO2 대비 얼음 위 제동성능이 12% 향상되고 젖은 노명 제동성능이 9% 향상된 결코 만만치 않은 최신 타이어다.

가장먼저 진행된 테스트는 빙판길 주행이다. 이 빙판길은 일반 도로 위의 얼음 정도로 생각하면 큰 코 다친다. 굴곡이 전혀 없는 표면에 노면 전체가 얼음으로 덮여있다. 김연아 선수가 이곳에서 쇼트프로그램을 진행해도 될 정도. 그만큼 일반 도로 환경에서는 구현될 수 없는 최악의 미끄러운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테스트는 15km/h 속도로 반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진행됐다. 너무 느리다고 생각한 순간도 잠시. 속도가 20km/h에 도달하기도 전에 그대로 미끄러진다. 스케이트장 같은 빙판길 위에서 일정한 횡가속도를 받으면서 주행을 하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이었다.

다시 속도 범위를 낮춰 15km/h의 속도에서 어느 정도까지 속도를 올릴 수 있으며, 그에 따른 반응을 살펴보기로 했다. 17km/h에 이르자 앞바퀴가 조금씩 미끄러지기 시작한다. 무시하고 속도를 유지시켜보니 이번에는 뒷바퀴도 미끄러지는 움직임을 보인다. 하지만 가속페달을 떼는 것 만으로도 정상 그립을 빠르게 되찾았다.

REVO GZ를 장착한 모델로 차량을 바꿔 다시 빙판길에 진입했다. 여전히 속도는 시속 15~16km 수준을 유지했고 별다른 차이를 보여주지 않았다. 이 이상의 속도로 진입하게 되면 미끄러지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동일하다. 하지만 차이점은 미끄러지고 나서다. VRX는 미끄러져도 금방 다시 그립력을 되찾는 반면 REVO GZ는 한번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속도가 크게 줄어들기 전까지는 계속 미끄러졌다.

빙판길에서 미끄러지는 느낌 자체도 다르다. REVO GZ는 미끄러지면 ‘스윽’하는 소리와 함께 조용히 미끄러졌다. 하지만 VRX는 ‘뽀드득’하는 소리를 발생시키며 확실히 빠른 시간 안에 그립력을 되찾았다. 미끄러지고 나서도 미약하지만 차량의 선회방향을 비롯해 언더 및 오버스티어를 제어할 수 있는 부분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다음은 빙판길 브레이크 테스트 코스로 이동했다. 빙판길 주행 코스가 마치 도너츠와 같은 생김새였다면 빙판길 브레이크 테스트 코스는 그야말로 사각형의 스케이트장을 연상케 한다. 이곳에서 25km/h의 속도로 진입한 후 급제동을 실시해 밀리는 정도를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

먼저 VRX로 가속 후 빙판길에서 급제동을 실시했다. 곧바로 주행안전장치인 VSC 개입과 함께 ABS가 작동한다. 앞서 빙판길 주행에서 들었던 ‘뽀드득’ 소리와 함께 차량이 정지한다. 다음으로 REVO GZ를 장착한 차량으로 동일한 속도로 가속 후 급제동을 실시했다. 수 차례 테스트해본 결과 VRX 대비 차량 절반 수준의 거리가 더 밀려났다. 빙판길 제동거리가 10% 단축되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 것이다.

빙판길에서 향상된 성능을 체험한 만큼 눈길에서의 성능 차이에 대해 기대감이 커졌다. 눈길과 같은 노면조건은 일반인도 얼마든지 겪게 될 환경으로 보다 현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눈길에 들어서니 VRX와 REVO GZ의 성능차이가 보다 크게 느껴졌다. 가장 큰 차이는 운전자에게 노면정보를 전달하는 부분이다. REVO GZ 역시 뛰어난 성능을 통해 속도를 올려도 상당히 안정감 있는 주행능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VRX는 한 발 더 나아가 노면정보까지 피드백이 가능했다. 상당히 인상적인 부분이다. 그리고 이를 기초로 속도를 더 올릴 수 있었으며, 타이어를 믿고 운전을 할 수 있었다.

일반 타이어를 착용하고 눈길을 주행해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는 눈이 얼마나 미끄럽고 운전하기 까다롭게 만드는지 잘 알 것이다. 하지만 VRX는 새로운 느낌을 받게 해준다. 눈이 쌓인 길이 아니고 밀가루가 쌓인 길을 주행한다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상당히 인상적인 눈길 주행 테스트를 마치고 눈길 브레이크 테스트를 진행했다. 60km/h에서 급제동을 실시 하는 이 테스트는 내리막길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제동거리 단축은 둘째 치고 일단 잘 멈출 수 있을 것인지가 의문이 들었다.

VRX와 REVO GZ의 테스트 결과는 빙판길 브레이크 테스트보다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VRX는 운전자에게 확실하게 감속되고 있는 느낌과 함께 차량을 안전하게 정지시켰다. REVO GZ 역시 안전한 정지가 가능했지만 VRX보다 많이 밀리고 난 후였다. 정지거리를 비교하기 위해 설치한 고정 카메라의 시야에서 벗어날 정도였다.

블리작 VRX는 브리지스톤의 25년 기술을 집대성했다는 말이 단순한 허세가 아님을 보여줬다. 특히 실제로 빙판길과 눈길을 주행해본 결과 기존모델과 비교해서 운전자가 확실하게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사실 소비자들에게는 어떤 기술이 새롭게 추가되고 몇%의 성능향상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타보고 좋아졌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직접 체험해보니 확실하게 좋아졌다. 그런 의미에서 브리지스톤이 VRX를 체험하기 위해 일본 홋카이도까지 초청한 것은 자사 제품에 대한 확실한 자신감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4계절이 뚜렸한 한국에서 스노우 타이어는 어쩌면 ‘반짝 아이템’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스노우 타이어에 대한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1년 중 1/4은 언제든지 미끄러짐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환경 속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사고를 방치할 것인가 아니면 예방할 것인가? 스노우 타이어는 단순히 눈길에서 편하게 운전할 수 있는 ‘부품’이 아니다. 나와 가족의 안전을 책임지는 ‘안전장치’다.



오토뷰 | 시베추 = 김선웅 기자 (startmotor@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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