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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브리지스톤 친환경 타이어, 에코피아 (ECOPIA)
입력시간 : 2013-07-03 오전 11:25:20
주행성능과 단순한 수치만으로 자동차를 평가하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정부는 탄소 배출량을 기준으로 자동차 제조사들을 압박한지 오래고 부담스러운 기름값은 소비자들의 자동차 선택 기준마저 바꿔버리고 있다.

제조사들의 입장서 ‘친환경’이라는 단어가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연기관 엔진의 기술적인 발전이 한계에 이르면서 각각의 제조사들은 외적인 변화에 따른 효율 향상 방법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친환경’. 아직은 먼 나라 이야기

효율 향상의 방법으로 첫째는 경량화가 꼽힌다. 알루미늄과 초고장력 강판의 사용비중을 높이는가 하면 모듈형 플랫폼의 적용으로 패키징의 효율성을 꾀하기도 한다. 궁극적으로는 탄소섬유 섀시를 사용하는 것이 방법이겠지만 양산능력을 갖춘 제조사는 맥라렌, 알파로메오, BMW 정도뿐이다. 그나마 ‘양산’이라는 의미도 연간 수 천대에 불과한 수준이며 상당한 고가가 예상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두 번째 방법은 에어로 다이내믹을 이용한 효율 향상이다. 기계적인 기술력이 정점에 올라섰지만 환경규제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롭게 개척해야 할 분야이기도 하다. 지금도 효율성 증대를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며, 디자인 변경을 통해 공기저항계수를 낮추고자 노력하는 제조사들이 많다. 문제는 이러한 기술력은 일반인은 손도 대지 못할 정도의 고차원적 요소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친환경 타이어에 대한 선택과 집중

이러한 상황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 타이어다. 고무로 제작된 타이어 4개에서 발생하는 마찰력을 감소시키면 기대 이상의 연비절감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타이어의 교체 만으로 차량의 연비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 솔깃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타이어의 판매량 변화에서도 나타난다. 일본의 타이어 브랜드 브리지스톤의 경우 자사의 친환경 브랜드 에코피아 타이어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발표했다. 2012년 기준 중국 누적 판매량 1백만 본을 돌파했고, 미국의 경우 매년 2백만본 이상이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타이어 구름저항이 10% 저감되면 연비 1~2% 가량이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기술을 발전시켜 연비향상에 효과를 보이는 타이어 중 하나가 브리지스톤의 에코피아 시리즈라는 것이다.

하지만 타이어의 노면 저항이 감소하게 되면 접지력의 한계 발생이 쉬워져 안전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불리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제조사에서는 차종별로 타이어를 나누고 사용목적에 따라 다시 한번 브랜드를 나누고 있다.

기존의 에코피아 시리즈는 한계성능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구름저항과 내구성을 특화 시켜 연비를 향상시켰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신모델들은 친환경성과 더불어 성능에 대한 부분에도 자신감을 표하고 있다. 지난 6월 태국에 위치한 브리지스톤 프루빙그라운드에서 성능까지 가미된 새로운 에코피아 시리즈를 만나봤다.

소형차를 위한 에코피아 EP150


EP150은 젖은 노면에서의 성능뿐 아니라 마모 수명과 핸들링, 주행 안정성 등을 개선한 친환경 모델이다. 이 타이어는 소형차와 중형 세단에 적합한 제품으로 구름저항과 마모 수명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EP150은 독특한 트레드 패턴을 갖고 있는데, 과연 이러한 디자인이 저항을 감소시키고 제동력과 배수성까지 향상시킬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하지만 타이어의 새로운 블록 디자인을 통해 균일한 노면 접촉을 유도해 빠른 응답성과 제동력을 끌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블록의 경우 3차원 디자인을 통해 노면과 접촉되지 않는 부분을 최소화 시켰다.

브리지스톤 측은 자사의 투란자 AR10과 비교 시 회전저항 41.2%, 연비효율 4.3% 가량이 향상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젖은 노면서 3.3m까지 제동 거리를 단축시켜 9% 향상된 제동력을 끌어낼 수 있다고 한다.

중형차를 위한 에코피아 EP200


에코피아 EP200은 중형급 승용차를 염두한 모델로 현 시장에서 제일 낮은 구름저항 수치를 갖고 있다. 여기에 젖은 노면서 성능을 비롯해 핸들링 성능까지 향상시킨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일반적인 컴파운드는 탄소와 탄소의 마찰이 열 발생을 유발시키고 이로 인해 불필요한 에너지 손실을 발생시키는 것이 보통이다. 브리지스톤은 EP200에 사용된 나노 프로-테크(Nano Pro-Tech)라는 이름의 컴파운드 제조 기술을 통해 단점을 보완했다. 나노 프로-테크 기술은 실리카 분자가 각각의 컴파운드 분자를 고정시킴으로써 분자간 마찰을 억제시킨다는 개념이다.

또한 비대칭 트레드 디자인을 통해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나뭇잎 모양으로 디자인 된 패턴. 급격한 경사를 갖는 디자인이 블록의 변형을 방지하고 노면 접촉부분을 향상시켜 제동력 향상을 이끌게 된다. 나뭇잎 모양의 패턴은 타이어 중앙의 실선과 연결되어 ‘Z’자 유사한 형상을 갖는데, 이는 블록의 강성을 균일하게 유지시켜 핸들링 성능 향상에 도움을 주게 된다.


다른 타이어 대비 넓고 깊은 그루브 디자인도 특징 중 하나이다. 이는 수막현상을 최소화 시키는 역할을 해낸다. 사이드월의 디자인과 구성도 다르다. 안쪽은 무르고 바깥쪽은 단단하게 설정한 비대칭 구조로, 승차감과 주행성능을 끌어올리는데 목적이 있다. 타이어의 숄더라인의 설게 변경도 타이어의 변형을 최소화시켜 불규칙한 마모를 줄이는데 도움을 준다.

덕분에 자사의 4계절 타이어 대비 47.2% 감소한 회전 저항을 갖게 되고 연비효율이 8.1% 가량 증가한다는 것이 제조사 측의 설명이다. 2.7m 가량 줄어든 제동 거리도 부가적인 장점이 된다.

SUV를 위한 친환경 타이어, 에코피아 EP850


EP850은 브리지스톤이 아시아 태평양 시장의 SUV와 크로스오버를 위해 개발된 친환경 타이어다. 기존의 듀얼러(DUELER) H/L 모델이 저소음과 낮은 회전저항을 목표로 개발되었다면 EP850은 보다 적극적으로 친환경성을 강조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EP850에도 나노 프로-테크 기술이 반영되었다. 트레드 디자인은 소형차를 위해 개발된 EP150과 유사한 모습이다. 균등한 무게 배분을 통한 효율성은 물론 소음 감소에도 효과가 크다는 것이 브리지스톤 측의 설명이다.

EP850은 자사의 듀얼러 H/L 683에 비해 20% 개선된 회전저항 수치를 보이며, 3.9% 가량 향상된 연비 효율성을 보여준다고 한다. 젖은 노면서의 제동 거리는 1.3m 단축되는 수준. 덕분에 안정적이며 부드러운 주행감을 느낄 수 있고 마모 수명이 개선을 통해 경제성을 키워낸 것이 제품 특징으로 꼽히게 된다.

브리지스톤 태국 프루빙 그라운드에서


신제품을 통한 테스트는 태국 아유타야(Ayutthaya)市에 위치한 브리지스톤 프루빙 그라운드에서 진행됐다. 총 526,194㎡ 규모의 프루빙 그라운드는 국제 기준 규격을 갖추고 있는데, 다양한 노면 환경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테스트는 복합주행을 통한 핸들링 코스, 원선회 코스, SUV 코스로 구성되었다. 기존 타이어와 신제품을 장착한 각각의 차량들을 교대로 시승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기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필자가 속한 곳은 B그룹. SUV 코스 테스트를 시작으로 복합 핸들링 및 원선회 순으로 이어가는 순서였다.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했던 타이어가 SUV용 친환경 타이어였다. 기본적으로 넓은 면적을 갖고 온로드를 비롯해 간단한 험로 주파능력도 겸비해야 하는 SUV용 타이어의 구름저항을 감소시켰다고 하니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또 주행성격 변화에 영향을 주지 않을지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준비된 시승차는 토요타 랜드크루저(Land Cruiser). 275/65R17의 상당히 넓은 사이즈의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었다. 게다가 갑작스런 폭우로 노면이 젖어있는 상황. 때문에 노면소음과 수막현상, 접지력 변화여부에 중점을 두고 테스트카에 올랐다. 먼저 탑승한 차량에는 듀얼러 H/L683이 적용됐다. 급조작 상황을 연출시키기 위한 급차선 변경 구간과 갑작스러운 코너 구간서 테스트하는 방식이었다.

일정 속도로 가속하여 속도를 올린 뒤 래인체인지를 위한 급조작을 시도했다. 무게중심이 높은 SUV 특성에 젖은 노면이 더해지니 차체가 휘청거리며 언더스티어가 발생했다. 다행이 런-오프되는 상황까지 가지 않았지만 체감상 꽤 많이 미끌어 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반면 코너링 섹션에서는 아쉬움 없는 성능을 느낄 수 있었으며 주행소음이 만족스러웠다.

다음은 EP850을 장착한 두 번째 테스트카. 첫번째와 같이 급조작으로 차선을 변경하는 섹션을 통과했다. 스키드음만 들릴 뿐 젖은 노면을 붙들고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전 테스트카 보다 여유로운 접지력을 느낄 수 있었는데 고성능 타이어가 아닌 친환경 타이어에서 이 정도의 능력을 체감할 수 있다는 점에 놀랐다. 복합 코너 부근에서 속도를 좀 더 올려봤다. 분명 코너링 한계가 높아져 있다. 빗길 조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임에 분명하다. 노면소음도 줄어 있었지만 무엇보다 탄탄해진 성능 변화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듀얼러 H/L 683도 만족스러운 수준을 갖췄지만 EP850을 경험한 이후엔 듀얼러 H/L 683 타이어에 관심이 가지 않을 정도다.


다음은 복합 핸들링 코스. 테스트 차량으로 토요타 코롤라가 준비됐고 에코피아 EP200과 투란자 AR10과의 비교를 해보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이 코스는 슬라럼 구간을 통과한 후 뱅크각이 큰 코너와 갑작스럽게 꺾이는 코너를 지나 급차선 변경 이후 제동을 하는 코스로 구성되었다. 테스트카에 적용된 타이어 사이즈는 185/50R16.

기존 타이어인 투란자 AR10이 적용된 테스트카에 먼저 올라 시승을 진행했다. 타이어 특성상 한계성능이 낮아 슬라럼 구간부터 타이어가 비명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완만한 코너 구간에서는 노면을 잡은 상태를 유지했지만 코너 각도가 갑작스럽게 변하자 언더스티어가 발생시켰다. 이어진 급차선 변경 구간서는 차량 앞뒤가 번갈아 가며 미끄러졌다. 반면 제동 구간서는 큰 불만 없이 차를 정지시킬 수 있었다.

이후 EP200를 장착한 테스트카에 올라 코스 도전에 들어갔다. 같은 속도로 슬라럼을 전개하고 있지만 스키드음 조차 들리지 않는다. 이후 속도를 더 올렸음에도 문제 없이 버텨내며 한계속도의 증가를 어렵지 않게 보여줬다. 이어지는 코너 구간서도 높은 속도를 유지할 수 있었는데 달라진 그립의 증가를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제동 구간서의 성능도 만족스러웠는데, 보다 안정적인 모습으로 정지시킬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마지막은 원선회 코스. 준비된 테스트 차량과 타이어는 복합 핸들링 코스와 동일했다. 덕분에 AR10과 EP200의 차이를 한번 더 확인해보기로 했다.

보편적인 상황서의 주행 소음은 AR10과 EP200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듯 했다. 타이어 너비가 넓었다면 차이가 명확했겠지만 제한된 사이즈에서 느끼기에 큰 차이는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립의 한계에서는 분명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마치 EP200이 퍼포먼스 타이어처럼 느껴질 정도였기 때문이다. 또한 한계를 넘어간 이후 다시금 그립을 회복하는 시점도 빨랐다.

테스트 이후 친환경 비교가 아닌 성능에 의미를 두고 비교한 이유를 알게 됐다. 브리지스톤 측은 친환경 타이어라는 이유로 성능을 포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적어도 한가지는 확실하다. 기존의 약점을 장점으로 만들어 종합적인 경쟁력을 높였다는 사실.

새로운 기술은 노면과의 마찰을 줄여 보다 적은 힘으로 더 멀리 갈 수 있게 도울 뿐 아니라 코너링 성능까지도 만족시켰다. 빗길에서의 주행 성능 확보 및 소음 감소 또한 부가적인 장점이었다. 마모 성능의 향상은 더 오랫동안 타이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하지만 가격정책의 불합리화로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끼게 된다면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가버리고 만다. 소비자들이 찾지 않는 제품은 그저 전시품으로 전락해버리기 때문이다. 브리지스톤 코리아측에서는 에코피아 타이어의 출시가격을 동결한다는 입장이다. 향후 시장서의 마켓쉐어 증대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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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뷰 | 태국 브리지스톤 프루빙그라운드 = 김선웅 기자 (startmotor@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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